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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분트(Wundt, Wilhelm, 1832~1920)는 독일의 남서부에 위치한 네카라우스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심리학을 독립된 과학으로 확립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심리학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그는 독일의 바덴에서 출생하여 튀빙겐 대학에서 철학을 배웠고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는 생리학을 배웠다. 후에는 라이프치히 대학 교수로도 재직했었다. 아버지가 목사이다 보니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교육받고 공부하면서 부족함 없이 보냈다. 그는 상당한 독서를 통해 학자가 지녀야 할 자질을 키웠으며 또 한편 남에게 의지하지 아니하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독립심을 키웠다. 분트의 다양한 이력에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는 해부학과 생리학, 물리학, 화학과 임상의학을 배웠으며 처음에는 생계 때문에 내과 의사가 되려고 했다. 하지만 24세 때 중병에 결려 몇 주 동안이나 죽음을 넘나드는 중대한 고비를 맞게 되었다. 이러한 위기를 겪으면서 많은 것을 느끼게 되면서 분트는 철학과 종교 및 정신에 관해 관심을 갖게 된다. 어쩌면 생사의 고비를 겪으면서 했던 죽음에 대한 사색이 그의 관심을 생리학에서보다 정신적인 것, 심리학 쪽으로 바꾸었는지도 모른다. 그는 1879년 라이프치히 대학에 최초로 심리학 실험실을 설립하면서 이후의 학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 과거의 심리학자들이 안락의자에 몸을 파묻고 사색에 빠지는 소위 공 론적인심리학이었던 것에 반하여 그는 심리학을 실험 과학으로 증명시키기 위해 큰 노력을 했다. 『실험심리학』의 저자 보링은 '분트야말로 심리학의 역사 중에서도 가장 권위 있는 심리학자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최초의 인물로서, 분트 이전에도 심리학이 존재하기는 하나 심리학자라고 부를 만한 사람은 없었다'고 기술했다. 하지만 분트가 철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 대해서 그의 제자인 미국의 심리학자 스탠리 홀은 분트가 심리학을 창시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호칭은 적절하지 않으며 분트는 다만 철학적 심리학으로부터 과학적 심리학으로 옮긴 역할만을 했다고 주장한다. 분트에게 있어 심리학은 직접적인 경험의 학문이었다. 그는 인간의 경험과 그 주체인 인간을 함께 연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의 움직임을 관찰함으로써 분석하고 포착하는 내관법이 근본적인 연구 방법이 된 것이다. 분트는 이런 특징을 물리학이나 생리학과는 다른 심리학의 독자성을 주장하는 근거로 삼았다. 분트는 의식의 내관에 따라 분석적으로 포착되는 부분들을 기술하는 데 전념했다. 이렇게 의식의 흐름을 지켜보고 분석한다는 것은 무의식의 추방을 뜻한다. 그는 의식의 과정을 분석해 의식의 요소를 밝혀내려 했다. 인간의 마음에는 여러 종류의 '심적 요소들이 있다. 그리고 그 '심적 요소'들이 결합함으로써 '심적 요소의 결합체'를 형성한다. 분트는 이러한 결합의 법칙을 규명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심리 상태를 밝힐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했다. 분트의 이러한 주장은 의식 내용의 요소를 발견하여 정신의 구성을 설명하려고 하는 구성주의의 근간이 되었다. 이것을 '신(新)심리학'이라고도 부른다. 의식의 요소에는 주관적 경험 요소와 객관적 경험 요소가 있다. 주관적 요소에는 감정이 있으며 객관적 요소는 감각을 의미한다. 그는 간단한 요소로부터 복잡한 현상이 성립되는 것을 통각이라는 의지 작용으로 설명하면서 창조적 종합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한편 분트는 감각과 감정을 넘어서는 높은 정신의 과정이 있는데 그것은 내관법으로써 밝힐 수 없다고 보고 이를 대신해 미개 민족의 조사 결과에서 나온 해석을 중시했다. 이것을 '민족심리학'이라 불렀는데 여기에는 오늘날 문화인류학의 대상이 되는 언어와 사회, 풍속, 종교, 예술, 신화 등이 포함된다. 분트는 “모든 심리학은 우선 자신을 관찰함으로써 시작된다"고 역설하였으며 그를 위한 보조 수단은 '실험과 인간의 역사'라고 주장했다. 그 후 그는 '자기관찰' '실험' '인간의 역사'라는 세 가지 관점에서 과학적으로 심리학을 추구했다. 그러나 분트는 심리학을 체계화하는 데에는 그 모든 것들을 계통화하려고 했기 때문에 일관된 체계를 만들지 못했으며 분트 심리학의 전 체계를 계승한 학자도 배출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분트 연구의 가장 큰 단점은 바로 내성법이라는 측정 도구의 주관성이다. 그래서 행동주의라는 새로운 흐름의 심리학이 나타나면서 구성주의와 내성법에 대해 비판하기 시작하였다. 행동주의는 구성주의보다 더욱 객관화된 심리학의 분야이다. 분트의 구성주의에서는 직접 관찰할 수 없는 인간의 "마음의 요소"를 내성법을 통해 측정하려 했지만, 행동주의에서는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행동주의가 오직 관찰할 수 있는 인간의 행동 그 자체만을 연구하고자 하는 심리학이기 때문이다. 이후에는 인지주의 등으로 심리학계의 체계가 계속 발달하며 변화되었다. 중요한 것은 분트의 자연과학으로서의 심리학이 기존에 존재했던 철학과 유사한 심리학의 체계를 획기적으로 바꾸었다는 점과 동시에 실험 심리학을 통해 현대 심리학의 토대를 쌓았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에서 빌헬름 분트는 '근대 심리학의 아버지'라고 일컬어지는 것이다. 주요 저서로는 『철학 체계』, 『심리학 원론』, 『생리학적 심리학』, 『민족심리학』 등이 있으며 그 밖에 생리학과 논리학, 윤리학에 관련된 저서들이 여러 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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