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12. 2.

    by. Jin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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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어가는 사람 앞으로 차가 달려올 때 평범한 사람이라면 차에 치이지 않도록 재빨리 몸을 피할 것이다. 그러한 당신의 행동은 극히 당연하다. 이 당연한 행동의 배후에는 마음의 메커니즘이 한다. 우리들은 항상 오감을 동원하여 자신의 주변 환경을 인지하려고 한다. 이와 같은 생리적인 활동은 자신의 존재를 주위 환경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자연히 생겨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신체의 작용을 지각이라고 한다. 지각은 감각기관에 의해서 환경의 정보를 파악하는 작용을 말한다. 그러나 우리가 지각하고 있는 것은 실제 우리를 둘러싼 환경의 매우 사소한 부분에 불과하다. 사람들은 이 세계가 하나이며 누구든지 인간이 보고 듣는 것과 같은 세계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간은 지금과 같은 눈과 귀 등의 감각기관과 감각신경을 가지고 여기에 따라 행동하는 신체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과 같은 세계를 갖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빛의 파장이 390~800밀리 미크론 사이에 있는 것만 볼 수 있다. 소리 또한 진동수가 매초 1만 6,000회가 넘으면 들을 수 없으며 진동수가 15 이하가 되어도 이미 귀에 들리지 않게 된다. 만약 인간의 감각기관이 지금과 다른 구조로 되어 있다면, 또한 우리들의 욕구가 지금과 다르다면 이 세계는 완전히 다르게 보일 것이다. 즉, 사람과 다른 감각기관을 가진 동물들은 전혀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이다. 만일 여기에 흰 책상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물리학자들은 책상이 절대로 단단한 것이 아니고 사실은 내부의 99.99%가 텅 비어있는 원자의 집합이라고 말한다. 흰색 또한 파장이 다른 광선의 집합에 불과할 뿐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것을 딱딱하고 흰 책상이라고 지각한다. 이처럼 인간의 지각 자체가 불완전한 것인데 여기에 더해 인간은 지각한 사물에다가 아름답거나 추하다는 의미까지 덧붙인다. 달려오는 차를 보고서 순간적으로 몸을 피하는 행동은 지각의 작용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같은 상황에 부닥친 사람이 지금까지 한 번도 차를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는 차의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얼마나 위험한지를 모르고 있으므로 호기심으로 그저 바라만 보고 있을 수도 있다. 반대로 자동차 사고를 경험하여 큰 상처를 입은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상황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평범한 사람들과 좀 다를 것이다.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남들보다 좀 더 빠르게 대처할 수도 있으며 이와 반대로 두려움 때문에 침착하게 행동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처럼 우리는 실제로 발생하는 주위 환경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만은 없다. 즉, 환경의 일부를 선택적으로 받아들여 그것을 지금까지의 경험과 그 당시의 심리 상태에 비추어 재구성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이 느끼는 환경과 실제의 환경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우리는 사물을 보거나 들을 때 객관적으로 지각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마음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같은 사물을 보면서도 자신이 본 느낌과 다른 사람이 본 느낌은 완전히 다를 수 있다. 이는 사람들이 사물을 볼 때 외부의 눈만이 아니라 마음까지도 함께 사용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과 한 개가 눈앞에 있다고 하자. 우리가 사과를 볼 수 있는 것은 사과에 부딪히는 빛이 반사되어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빛이 없는 어두운 곳에서는 사과를 보기가 힘들어진다. 사과의 영상이 눈에 비치게 되면 그 영상은 신경을 통해 시각중추로 전달된다. 그래서 사과가 빨갛다거나 동그랗다는 등의 색과 형태를 식별하게 된다. 여기까지가 감각의 단계인데 여기까지는 아직 마음이 관계하지 않은 상태다. 감각까지는 누구든 똑같은 작용을 한다. 이 과정을 거친 뒤에 비로소 마음이 개입하게 되는 것이다. 빨간 사과를 파악하게 되면 그와 동시에 사람마다 사과에 대한 과거의 기억이 되살아나 '참으로 맛있어 보이는 사과다' 혹은 '무척 시겠구나' 등 제각각 지각이 작용하게 된다. 어떤 사람이 사과를 보면서 맛있어 보인다고 생각했다면 그것은 과거의 맛있었던 경험에 비추어 지각이 작용한 것이다. 만일 백설 공주가 사과를 보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백설 공주에게 있어서 사과는 맛있는 과일이 아닌 공포가 될 수도 있다. 사물을 지각할 때는 과거의 기억이나 경험과 더불어 그 사람이 미리 가지고 있는 마음의 준비 상태에 따라서도 영향을 받게 된다. 시폴라의 실험에서 마음이 지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확인할 수 있다. 시폴라는 사람들을 A와 B의 두 그룹으로 나누어 순간 노출기를 사용해서 짧은 단어가 쓰인 카드를 0.1초간 보이고 그것을 알아맞히게 하는 실험을 했다. A 그룹에는 미리 짐승이나 새의 이름이 나온다고 해 두고, B 그룹에는 여행이나 교통기관에 대한 낱말이 나온다고 설명해 두었다. 시폴라가 'pasnot'라는 무의미한 철자를 보여 주었을 때 A 그룹의 대부분은 'parrot(앵무새)'이라고 대답하고 B 그룹은 거의 'passport(여권)'라고 대답했다. 'sael'이라는 엉터리 단어를 보여주었을 때는 A 그룹은 'seal(바다표범)' B그룹은 'sail(항해)'라고 대답한 사람이 많았다. 모두 여섯 가지의 무의미한 단어를 보여 주었을 때 이 단어들이 짐승이나 새에 관한 것이라고 들은 A 그룹 사람들의 약 63%가 짐승과 새라는 대답했다. 반대로 여행이나 교통기관에 대한 낱말이 나온다고 들은 B 그룹은 약 74%가 여행이나 교통기관에 관련된 답을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요컨대 분명하지 않은 자극에 대해서 인간은 자신이 미리 가지고 있는 마음 자세에 의해서 해석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보통은 그 사람의 과거 경험이 마음가짐을 결정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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