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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저마다 쾌활하다, 조용하다, 머리가 좋다 등 어떤 지속적인 경향을 가지고 있다. 이런 경향은 대부분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타나게 되지만, 반드시 행동으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이 있지만 어떤 경우에도 완전하게 동일한 사람은 없다. 한 사람은 다른 어떤 사람과도 다르다. 이렇게 사람 자체가 다를 뿐만 아니라 행동 또한 때와 장소에 따라서 달라진다. 그러나 이것을 통해서 일정한 특징을 뽑아낼 수는 있다. 온화한 사람이라고 해도 때에 따라서는 타인의 무례에 대해서 화를 낼 수 있으며 그렇다고 해서 그가 온화한 사람이 아닌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이 잠들어서 두뇌가 활발하게 활동하지 않는 상태라고 해도 머리가 좋은 사람은 머리가 좋은 것이다. 이런 개인 특유의 성격 가운데 두 가지 사실을 구별할 수 있다. 첫째, 성격은 그 개인의 적응 방법으로서 그 사람 특유의 행동 양식이라는 것이다. 가령 어떤 사람이 과묵하고 말이 없다면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명랑한 사람은 그런 행동이 유리한 적응 방식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둘째로 성격은 적응의 능률, 즉 일해 나가는 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 능력 중에는 사물을 구별하고 소리를 듣는 것과 같은 감각적인 능력, 반응과 관계되는 운동적인 능력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 '어느 정도 지적 능력이 있는가' 하는 것에 관계되는 것을 지능이라고 한다. 결국 사람의 성격은 사회에 어떤 방식으로 적응하고 있는가, 그리고 어느 정도의 지적 능력을 갖추고 적응해 나가는가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성격의 타입은 크레치머의 체형별 유형론이나 융의 외향성, 내향성 이론에 의해 어느 정도 분류할 수 있지만 실제로 사람들의 성격은 각양각색이다. 성격 형성에 대한 연구는 지금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에 와서는 유전적 조건, 즉 부모로부터 이어받은 유전자와 어릴 때의 양육과 관련된 환경적 조건이 복잡하게 얽혀서 영향을 준다는 견해가 유력하다. '유전자가 성격에 크게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일란성 쌍둥이와 이란성 쌍둥이의 성격 비교 실험에서 분명히 밝혀지고 있다. 일란성 쌍둥이는 둘 다 똑같은 유전자를 갖고 있으며 이란성 쌍둥이와 비교하면 성격상의 공통점이 많다. 이런 점으로 볼 때 유전자가 성격 형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출생 순위와 직업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면 기업체 사장 중 약 40% 정도가 맏아들인 데 비해 스포츠계에는 비교적 막내들이 많다는 통계가 있다. 이처럼 형제간의 위치와 관계도 성격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이밖에 환경의 영향에 관한 것으로 늑대에게 양육된 '아말라'와 '카말라'자매의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하다. 20세기 초, 인도 어느 지방의 산속에서 두 여자아이가 발견되었는데 언니 아말라는 8세, 동생 카말라는 2세였다. 이들이 발견되었을 당시 두 소녀는 늑대처럼 네발로 기어 다녔으며 말을 하지 못하고 늑대 울음소리를 냈다고 한다. 발견 후 그들은 영국에서 8년 동안 교육받았지만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사망하고 말았다. 이들의 사례를 볼 때 유아 시절의 환경이 성격을 좌우하는 데 있어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다. 특히 부모의 육아 방법, 양육 태도, 교육 수준, 가족 구성, 가족의 경제 상태, 가족의 사회적 지위, 인간관계, 거주지의 환경, 문화 등은 성격 형성에 크게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특히 중요한 것은 자녀들이 태어난 직후부터 가장 가까이에서 이들을 살피고 생활하는 어머니의 양육 태도라고 할 수 있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사랑하는 자식이지만 때로는 밉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성질이 못됐다고 개탄할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런 자식의 성격을 만들어 낸 사람이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성격뿐만 아니라 인간의 사회적 행위가 유전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환경에 의한 것인지에 대한 논쟁도 오랫동안 계속되었다. 이러한 논쟁에 대해 크게 기여한 것이 바로 '아베롱의 야생아'와 '아말라와 카말라'에 대한 연구 결과이다. 이들은 모두 인간의 문화권에서 격리되어 자라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아베롱에서 발견된 소년에게는 '빅터'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 이타르라는 젊은 의사가 양육을 맡게 되었다. 빅터는 이때부터 인간의 생활환경 속에서 인간으로서 사회 적응력을 익히기 위한 교육을 받았다. 그러나 의사 이타르의 보고에 의하면 빅터는 전혀 표정이 없었으며 말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향기로운 냄새나 악취에도 반응이 없었다. 다만 호두 같은 식물에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빅터는 높은 곳에 먹을 것을 얹어 두어도 의자를 사용해서 그것을 손에 넣으려는 지혜조차 갖지 못했다. 이 야생아는 단지 인간의 감시망에서 교묘하게 도망치려는 생각밖에 하지 않았다. 의사의 보고에 의해 밝혀진 중요한 사실은, 빅터의 지능이 덜 발달한 것이 아니라 자기의 환경에 맞게 꼭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만 지능이 발달한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그래서 자신의 생활에 불필요한 인간의 언어나 지혜는 발달시킬 필요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결과적으로 인간 환경에 적응하는 생리가 발달하지 못한 것이다. 이 야생아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이 인간의 발달은 반드시 정해진 방향이 아니라 환경에 따라서 전혀 다른 방향으로도 발달할 수 있다. 즉 인간의 발달은 다양성을 지니고 있다. 이런 현상은 인간이 생리적 조산에 의해서 다른 동물에 비해 미숙한 상태로 태어나기 때문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미숙한 부분만큼 성장에 있어 다양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환경이나 사회에 적응하기 쉬운 것이다. 이 야생아는 발견 당시만 해도 차가운 대기에 몇 시간 동안이나 벌거숭이인 채로 노출되어 있어도 태연했으나 옷을 입히고 매일 목욕을 시킨 결과 점점 추위를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심지어 나중에는 목욕물이 따뜻하지 않으면 목욕을 거부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런 모습을 볼 때 환경이 바뀌면 인간의 발달 성향도 바뀌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빅터의 사례를 통해 발달이 덜 된 부분은 교육과 학습에 의해 보완될 수 있으며 좀 더 발달시킬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발견된 것이다. 이와 같은 야생아에 대한 연구 보고는 사람이 사람답게 되기 위해서는 문화적인 환경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말해 준다. 아베롱의 야생아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격리되어 자라난 어린이의 예는 참으로 많다. 이에 대한 기록을 취합하여 논문으로 발표한 사람이 미국의 심리학자 '징그'이다. 그의 논문에 의하면 사회에서 격리된 어린이 가운데 나이가 어리고 환경 격리 기간이 짧은 아이일수록 인간사회에 빨리 적응하게 된다고 한다. 인간에게는 가장 환경의 자극을 받기 쉬운 시기가 있는데 이것을 '임계기'라고 한다. 아베롱의 야생아 빅터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시기를 놓쳐 버리면 결국 환경 적응이 늦어지고 상당히 어려워짐을 알 수 있다. 나이가 어릴수록 환경에 대한 적응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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