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11. 29.

    by. Jin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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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격이라는 말은 그리스어의 '마음속에 새겨진 것'이라는 뜻에서 비롯되었다. 원래의 뜻은 '선천적이어서 바꾸기 곤란한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성격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는 말도 이런 생각으로부터 나왔을 것이다. 행동의 바탕이 되는 것은 그 사람의 감정, 욕구, 의지, 인간관계 등이다. 사람이 밝은 행동을 하거나 어두운 행동을 하는 것은 그 사람의 그때그때의 기분이나 감정의 변화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정열적인 때와 냉담할 때의 차이는 욕구의 유무나 강약에 의해 관계된다. 그리고 하나의 목표에 대해 집념이 있는지 없는지 하는 것은 그의 의지와 관련이 있다. 성격이란 행동에 나타나는 일관성 있는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누군가가 "저 사람 어떤 사람이야?" 하고 물었을 때 우리는 종종 “잘 웃는 사람이야" 혹은 "화를 잘 내는 사람이야"라는 식으로 감정과 그 사람을 동일하게 연관 지어 대답해 주는 경우가 있다. 만일 회사에서 이번에 발령받은 상사가 다혈질이라는 말을 듣게 되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아마 그 상사가 다른 사람이라면 그냥 넘어갈 만한 사소한 일을 갖고도 부하 직원에게 화를 내거나 회의에서 자주 거칠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 상사가 원래 그런 사람이기 때문에 일이 터질 때마다 화를 낼 거라고 해석하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 사람의 성격에 대해 타고난 천성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 물론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그러나 요즘의 심리학에서는 인간의 중심이 되는 성격의 절반가량만 유전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추세다. 가령 어린아이가 늘 안절부절못하는 어머니나 양육자에 의해 키워진다면 필시 아이는 늘 불안한 상태에 있게 될 것이다. 때로는 어머니의 기분이 어떤지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다가 도리어 어머니의 화를 돋우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아이는 원래의 성격에서 다른 사람의 분노나 불쾌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민감해지는 경향을 갖게 될 것이다. 어떤 특정한 감정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게 되면 그 사람은 그런 감정을 가진 사람이 되기 쉽다. 이런 면에서 보면 성격 또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 가능해진다. 만약 자신이 남을 잘 돕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싶다면 그런 생각을 마음속으로 가진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럴 때는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가령 길을 가다가 구걸하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조금씩이라도 자선을 베푼다면 그 순간마다 자신이 너그러운 사람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 감정은 점차 확대되어 나중에는 주변 사람들도 그가 남을 잘 돕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성격이 행동에 나타난다는 것을 거꾸로 이용하면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를 행동을 통해 만들어 갈 수도 있다. 심리학에서는 '감정과 욕구' '지각의 구조' 등 사람의 행동을 부분적으로 연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성격은 신체적인 것과 심리적인 것을 모두 포함한 인간의 전체적인 것을 바탕으로 연구한다. 예를 들어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사람이 질병에 걸렸을 때 그것이 어떤 병인가 보다 그 환자가 어떤 사람인가를 아는 것이 치료에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개인의 성격과 체질, 음식 습관까지 감안해서 사람에 따라 치료를 달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4원소를 바탕으로 인간을 크게 네 종류로 구분했다. 즉, 따뜻하고 습한 공기와 차고 건조한 땅, 뜨겁고 건조한 불과 차고 습한 물을 바탕으로 사람의 체액을 혈액, 흑담즙, 황담즙, 점액질의 네 가지로 분류했다. 신 프로이트 학파의 대표적 학자인 프롬도 성격유형론을 주장했으며 아이젱크의 성격 유형론, 올포트의 특질론 등 많은 학자들이 인간의 성격을 어떠한 특정 구조에 맞추어 이해하려 했다. 그중 성격을 체형별로 분류한 '크레치머의 유형론'이 유명하다. 크레치머는 독일의 정신의학자로서 인간의 체형을 '마른형' '비만형' '투사형'의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으며 심리학자 셀든은 대학생 4,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체형과 기질의 관계를 통계적으로 표시해서 외배엽, 내배엽, 중배엽의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마른 형의 사람들은 대체로 분열성 기질의 소유자이다. 말수가 적고 자기 세계 속에 칩거하려는 경향이 있어 외부 세계의 움직임이나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거나 미약하다. 다소 신경질적이기는 하지만 성실한 면도 있다. 사소하고 하찮은 일에도 과잉 반응을 보이는가 하면 다른 사람의 감정에 전혀 무관심하거나 둔감한 면도 있다. 약간 차가운 인상을 주기 쉽다. 이런 사람은 '외배엽형'으로서 신경이 발달하여 근골과 내장의 발달이 좋지 않아 마르고 약한 편에 속한다. 내성적이라 사교성이 적고 근심을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 비만형의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조울증 기질의 소유자로 본다. 조울증이란 우울증이었던 사람이 갑자기 극도로 기분이 좋아지다가 다시 우울해지는 식으로 조증과 울증이 반복되는 유형을 말한다. 이들은 자유분방하고 개방적이다. 주위 사람들과 부담 없이 편한 마음으로 사귀며 누군가가 곤경에 빠져 있을 때는 발 벗고 나서서 그를 도와주려고 하는 것이 이 유형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감정의 기복이 심하여 명랑한 태도를 보이다가도 갑자기 침울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을 '내배엽형'으로 분류하는데 내장이나 소화기관이 발달해 있어 뚱뚱하지만 근골의 발달은 좋지 않은 편이다. 성격이 온순하고 인간애를 추구하며 결혼하면 좋은 배우자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이 바로 이 부류의 사람들이다. 투사형의 사람들은 대체로 점착성 기질을 가지고 있다. 도덕적인 면이 있으며 착실하고 꼼꼼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바르지 못한 것을 싫어하여 정의감이 남보다 배 이상이나 강하다. 보편적으로 완고하고 외골수적인 면이 있어서 자신의 의견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특징이 있다. 화가 치밀어 오를 때에는 과격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외형적으로 이런 스타일의 사람을 중배엽형으로 분류하는데 근골이 발달하고 다부진 성격을 갖고 있으며 활동적이지만, 조잡한 면이 있고 자기주장이 강하다고 했다. 여성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타입의 사람이다. 그런데 투사형의 사람들이 도덕적이고 착실하며 정의감이 높다는 크레치머의 주장과는 달리 미국 범죄학자의 조사에 의하면 비행 청소년 중에 이런 체형을 가진 사람이 가장 많다고 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마른 사람은 신체에 질병이 있거나 영양부족으로 인식되었으며 살이 찐 것을 건강과 여유로움의 상징으로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비만이 오히려 질병의 하나로 분류되고 있으며 부의 상징이 아니라 오히려 욕구불만의 상징처럼 되어 있어서 몸이 뚱뚱한 것을 열등감으로 느끼는 사람까지 있을 정도다. 또한 뚱뚱한 사람을 자기 관리에 실패했다고 보는 시각까지 있어서 만일 시저가 현대에 살았다면 여전히 뚱뚱한 사람을 선호했을지는 미지수다. 크레치머가 인간의 유형을 분류할 때 비해서 사회 전체의 사고방식이 크게 달라진 것이다. 또한 우리는 모든 사람이 단 세 가지의 유형으로 분류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크레치머 역시 대부분 혼합된 유형의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인정했다. 즉, 비만형인 동시에 분열형에 속하는 정신적 특징을 가진 사람들도 있는 것이다. 인간의 성격을 몇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려는 시도는 오래전부터 계속되어 왔다. 혈액형별로 사람을 파악하기도 하고 서양에서는 별자리로, 동양에서는 생년월일의 사주로써 사람을 파악하기도 한다. 그러나 체형이나 기질이 비슷하다고 해도 자라난 환경과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구분이 아무리 정확한 근거를 갖고 있다고 해도 항상 예외는 존재할 것이다. 그런데도 이러한 시도가 계속되는 것은 성격은 눈으로 보지 못하지만 체형은 충분히 눈으로 볼 수 있으며 짐작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사람의 마음을 파악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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