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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비엔나의 부유한 가정에서 여섯 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아들러(Alfred Adler, 1870~1937)는 독창적인 정신분석을 개척한 프로이트의 제자이다. 아들러의 이론은 열등감과 우월 추구, 신체 결함과 정신 신체 반응, 반사회적인 성격 발달에서 무관심의 역할, 성숙의 길잡이로서의 자신감, 자존심과 권력에 대한 욕망, 생활 방식의 개념, 스트레스와 적응, 출생 순위, 자아실현과 타인에 대한 봉사, 심리적 건강 그리고 창조력 등과 같이 수많은 연구 분야에 기여했다. 아들러는 어려서 매우 병약했고 학업도 부진한 편이었다. 이러한 점은 그가 차남이라는 사실과 함께 열등감을 느끼게 하는 근거가 되었고 이를 이겨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습관을 갖게 했다. 이러한 그의 경험들이 열등감과 우월성의 추구라는 개념의 독특한 이론 체계를 성립하는 밑바탕이 되었다. 아들러도 처음에는 프로이트의 심리학 이론에 심취했던 경험이 있다. 그러나 후일 프로이트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으로 선회하였다. 프로이트는 인생을 현재에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원인을 탐색하려는데 비해 아들러는 원인을 극복하는 인간의 가능성에 기대를 걸면서 미래를 응시하려 했다. 이를테면 과거 지향형 대 미래 지향형의 대립인 셈이다. '열등감'이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도입한 사람이 바로 아들러이다. 아들러는 자신이 남 보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뒤떨어져 있다는 열등의식에서 약점을 커버하려는 무의식의 작용을 '보상작용'이라고 한다. 그는 이 보상의 욕구가 인간에게 미래를 개척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했다. 아들러는 안과 의사에서 정신과 의사로 변신한 이색적인 경력의 소유자이다. 그는 눈이 나쁜 사람들일수록 책을 읽고 싶어 하는 욕구가 더 크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리고 모든 인간의 발전은 사람들이 무의식중에 열등감을 극복하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가운데 이루어진다는 진리를 발견했다. 그러나 열등의식에 지나치게 몰입하면 자신을 무가치한 사람으로 생각해 우울증이 동반되거나 자신의 약점이 밝혀질까 봐 불안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와 반대로 열등감에 대한 보상 욕구가 지나치게 강한 사람은 자칫 사소한 성공을 과장하거나 폭력을 행사하여서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만들기도 한다. 아들러와 프로이트는 이론을 떠나 인생에 대한 태도 자체가 판이하였다. 그는 ‘신경질적인 성격에 관하여’라는 저서에서 인간의 성격이 생리적 본능보다는 열등감과 열등감의 보상 과정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했다. 사람들은 지배당하는 것보다는 남을 지배하기를 좋아하는 성향이 있다. '소의 꼬리보다는 닭의 머리가 낫다'는 생각은 인간이 열등감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우월 콤플렉스 때문에 나타난다. 아들러에 따르면 사람들이 추구하는 자기 성취, 성장, 능력 함양 등을 위한 모든 노력의 근원은 결국 열등감이지만 사람들은 단순히 열등감을 극복하려는 것 이외에도 세상을 창조하고 고난을 극복하려는 동기도 가지고 있다. 이것이 바로 인간의 기본적인 동기 중 하나인 '우월 추구 동기'이다. 아들러는 가족 내에서의 출생 순위도 성격 형성에 상당히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특히 아이들이 출생 순위를 어떻게 지각하느냐가 중요한데 일반적으로 어떤 특정 출생 순위에 태어난 아이들은 나름대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맏이는 태어났을 모든 사랑과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지만 동생의 출생과 함께 곧 폐위된 왕과 같은 처지가 된다. 그 결과 첫째 아이는 스스로 적응해 나가며, 타인의 애정이나 인정을 얻고자 하는 욕구에 초연하여 혼자 해결하는 성격이 된다. 아들러는 범죄자나 마약중독자, 신경증 환자 등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 가운데 맏이가 가장 많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것은 아마도 맏이들이 인생 초기에 겪었던 박탈감과 양육 경험이 부족한 부모의 태도에서도 기인할 것이다. 둘째 아이는 형이나 누나와 같은 경쟁자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들을 능가하려고 경주하면서 첫째보다 훨씬 빨리 말하고 걷기 시작한다. 그 결과 경쟁심이 강하고 대단한 야망을 가진 성격이 된다. 막내 아이는 어리광을 부릴 수 있으며, 독립심이 부족하고 열등감을 경험할 수도 있지만 위의 형제들을 능가하기 위해 가족 중에서 가장 야망 있는 아이가 되고 때로 혁명가가 되기도 한다. 외동은 응석받이로 자라기 쉽고 아버지에게 강한 라이벌 의식을 가지며, 의존심과 자기중심성이 현저하게 나타난다. 부모가 같고 거의 같은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일지라도 이처럼 출생 순서에 따라서 성격에 미치는 영향이 판이하다. 아들러는 개인의 인격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을 타인에 대한 관심과 협동심이라고 주장했다. 병적으로 허약한 신체를 타고 나거나 외동아이로 자란 사람들에게서 문제점이 발견되는 것은 타인에 대한 관심을 가질 기회가 적고 자기 자신에게만 관심을 기울이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들러는 인간의 성격 형성에 있어서 교사의 역할을 중요하게 여겼다. 그는 교육자들은 모두, 그들이 직접적으로 인식하든 못하든 간에, 사회생활 속에서 협동 능력을 증대시키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으며 이것이 인격 교육의 배후에 있는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아이들이 갖는 외적 관심의 정도가 얼마나 되는가에 따라 장래 아이가 직면하게 될 모든 일에 대한 적응 여부가 달려 있다고 본 것이다. 아들러는 인간을 본능의 포로가 되어 있거나 혹은 문화적인 압력이나 유년기의 경험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존재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자신의 성장과 미래를 지시하는 창조적인 존재로 보았다. 그는 1960년에 등장한 인본주의 심리학의 흐름을 선도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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