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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그 어떤 범주에 넣어 분류하려고 한다. 이것을 '개념형성' 또는 '카테고리화'라고 한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 어울려서 했던 놀이 가운데 공통점이 없는 것을 찾아내는 게임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백합, 원숭이, 제비꽃, 장미' 중에서 꽃과 관계가 없는 것은 무엇인지 묻는 게임이다. 이렇게 이질적인 대상물을 찾아내는 게임은 사고의 중요한 기능 가운데 하나인 개념 습득 훈련에 크게 도움이 된다. 즉, 각종 꽃의 형태와 특성을 알아내는 동시에 그것들의 공통된 속성을 인지하여 다른 사물과 비교함으로써 차이점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하나의 사물에 대한 개념을 정립해 가는 것이다. 가령 의자의 종류는 수도 없이 많다. 책상과 함께 쓰는 의자도 있고 거실에서 사용하는 긴 의자도 있으며 1인용 소파, 안락의자, 공원의 벤치 등이 모두 의자이다. 가죽이나 천, 나무 등 소재도 가지가지다. 그런데도 이 모든 것들을 의자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엉덩이를 붙이고 앉을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이 갖고 있는 초기의 개념은 수평적이어서 가령 강아지가 '멍멍' 짖으면 강아지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이 그와 같은 울음소리를 낸다는 개념을 갖게 된다. 그러나 점점 성장함에 따라 보다 세분화된 사물의 개념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골드슈타인 셀러 테스트'는 어떤 관점에서 사물을 분류해 내는가 하는 개념 형성을 알아보기 위해 고안된 테스트이다. 이것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보는 물건들을 보여준 다음 그것을 분류하는 테스트이다. 실제로 4살 난 아이에게 일상생활에서 흔히 보는 물건을 보여주며 테스트해 보았더니 장난감 강아지를 선택한 다음 그것과 관련되는 것으로서 재떨이, 빵, 공, 망치 등을 골랐다. 이러한 선택은 어른들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아이에게는 그럴만한 까닭이 있었다. 그 선택 이유를 알아보았더니 재떨이는 강아지가 물그릇 대신 사용하는 것이며, 빵은 강아지의 먹이로 사용되고, 공은 강아지가 가지고 놀아야 하며 망치는 그것을 이용해서 집을 지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이 아이의 선택은 아주 정확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이 아이가 성장해 감에 따라 공은 완구류로, 나이프와 포크는 식기류로 분류하듯이 모든 사물을 용도와 기능, 색상, 형태 등의 개념에 따라 분류하게 될 것이다. 개념 형성의 발달은 논리적 사고력의 발달에 영향을 준다. 스푼과 나이프가 식탁 위에 놓여 있는 것을 보면서 식사 준비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처럼 사물을 논리적으로 추측하고 추론하는 능력이 발달하게 된다. 이러한 개념형성은 사물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사람의 심리에 대한 추측까지도 가능하게 해 준다. 결국 개념의 발달은 마음의 성장과 관계가 있는 것이다. 야구 게임에서 유능한 포수라면 타자가 공을 헛치게 만들도록 투수를 능란하게 리드할 줄 알아야 한다. 상대편 타자가 인 코스의 직구를 노리고 있다면 투수에게 아웃 코스의 느린 커브볼을 주문하는 등 타자를 종잡을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 포수가 투수를 잘 리드할 수 있는 것은 상대 타자에 대한 자료를 모두 머릿속에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빠른 직구를 싫어하는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다고 가정해 보자. 이 타자는 상대 팀 투수가 당연히 빠른 직구로 공략해 올 것이라고 예측할 것이다. 대개의 포수들도 투수에게 빠른 직구를 요구할지 모른다. 그러나 타자가 아무리 직구를 싫어한다고 해도 과연 그런 공을 던지게 할 수 있을까? 이럴 경우에 이름 있는 명포수라면 상대가 예상하는 직구가 아닌, 상대의 허를 찌르는 변화구를 던지게 할 것이다. 명포수는 타자의 입장에 서서 투수에게 공을 재치 있게 배분하여 던지도록 시킨다. 그는 어떻게 하면 투수가 최대한 힘을 덜 들이면서 가장 효과적으로 타자를 처리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는 것이다. 비즈니스에서도 이와 같은 원리를 적용한다면 심리적으로 상대방보다 우위에 설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요구만을 관철시키려 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자신의 페이스로 끌어들이느냐 하는 것이다. 이처럼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어떻게 해야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인지 생각하는 것을 두고 '아웃풋사고'라고 한다. 반대로 자신의 입장에 서서 사물을 생각하는 것을 '인풋사고'라고 부른다. 교섭이나 흥정을 할 때는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어떻게 해야 상대에게도 이익이 되고 기뻐할 것인가, 또는 어떻게 할 경우에 상대가 싫어할지를 염두에 두고 행동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참고로 상담이나 교섭할 때는 자리의 배치에도 신경을 쓰면 보다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동물심리학은 사람이 아닌 동물을 연구 대상으로 삼아 동물의 심리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이에는 동물의 심리 자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과 사람을 알기 위한 목적으로 동물의 심리를 연구하는 것이 있다. 심리학이 발달한 까닭은 인간의 불가사의한 내면세계를 규명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인간이 아닌 고양이에 대한 심리를 연구한 학자가 있다. 수의사이며 심리학의 권위자인 마이켈 W. 폭스이다. 그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고양이에게는 놀라울 정도의 능력이 있다고 한다. 관찰 능력이 그것인데 고양이는 사육인이 출입문의 초인종을 누르거나 전등 끈을 잡아당겨 불을 켜거나 끄는 것을 관찰하면서 그것을 배운다고 한다. 얼마 전 TV에서도 소개된 일이 있는데 고양이가 사람이 사용하는 화장실 변기에서 용변을 본 후, 레버를 작동시키는 것을 본 일이 있다. 이 고양이는 주인의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다가 그와 같은 동작을 터득했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 놀라운 것은 고양이에게도 스트레스가 있어서 그것이 누적되면 탈모 현상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고양이뿐만 아니라 요즘은 사람들과 함께 사는 개들이 암이나 당뇨 등과 같은 질병에 걸리는 일도 생겨나고 있다. 고양이에게도 '자의식'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고양이도 기억력을 갖고 있으며 때로는 사람처럼 과거를 되돌아보면서 자신을 관찰한다고 한다. 또한 자신의 거처나 활동 무대가 되는 '세력권'이 있는 것은 고양이 외에 다른 동물에게서도 관찰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을 종합해서 생각해 볼 때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고양이 또한 인간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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