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12. 7.

    by. Jin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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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한 번쯤은 백화점의 바겐세일 기간에 충동구매를 한 적이 있을 것이다. 만약 바겐세일 매장에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면 혹시 품질이 좋지 않아서 손님이 없는 것은 아닌지, 인기 없는 상품이라 손님이 없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들로 구입을 주저 했을 것이다. 이와 반대로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매장에서는 물건을 사지 않으면 손해를 본다는 생각을 갖기 쉽다. 이처럼 많은 사람이 모여 있을 때 남의 말과 행동에 동조하기 쉬운 현상을 '군중심리'라고 한다. 그래서 어떤 가게에서는 일부러 바람잡이를 동원하여 사람을 의도적으로 끌어모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남들보다 더 많은 이득을 얻고 싶다는 욕구가 있다. 유명 상품의 바겐세일 광고에 보면 종종 '선착순 10명 한정'이라는 식의 광고를 볼 수 있는데 고객의 욕구를 불러일으켜 충동구매를 유발하기 위한 것이다. 이와 같은 한정 판매 광고를 본 손님들은 희소가치에 집착하여 서둘러 사지 않으면 손해를 보는 것 같은 생각을 갖게 된다. 그래서 새벽부터 가게 앞에 장사진을 치고 있다가 그 상품을 사고 난 뒤에 정말로 구입하기 힘든 상품을 헐값에 잘 샀다고 자기만족에 도취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상품이 사실은 창고 안에 가득 재고품으로 쌓여 있던 제품인지 모를 일이다. 가격의 마술도 한몫을 톡톡히 한다. 예를 들어 셔츠 한장에 1만 원짜리와 9,800원짜리의 가격 차이는 불과 200원이지만 9,800원 쪽이 왠지 훨씬 더 저렴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대형 마트나 홈쇼핑의 상품광고를 눈여겨보면 3,900원이나 19,800원 등 8이나 9라는 숫자가 많이 사용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처럼 심리학이 사람들의 실생활과 경제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응용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흥미로운 일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실제로 사람의 심리를 이용한 수많은 상품과 서비스가 넘쳐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협력해야 하는 동시에 경쟁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협력과 경쟁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상태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할까? 이에 대한 재미있는 실험이 있다. 일명 '신뢰 게임'으로 두 사람의 용의자가 있을 때 범행을 자백한 사람에게는 벌을 주지 않고 자백하지 않은 사람은 중벌을 받도록 했을 때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보는 것이다. A와 B 두 사람이 게임을 하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만일 A와 B가 서로 협력하게 되면 모두 10점씩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둘 다 경쟁하는 전략을 쓴다면 두 사람 모두 5점씩 감점당하게 된다. 그런데 A가 협동하는 전략을 쓰고 B가 경쟁하는 전략을 택하면 B는 15점을 얻게 되고 A는 15점을 감점된다. 서로 협동하면 나란히 10점을 얻을 수 있겠지만 상대를 믿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만일 당신이 협동을 선택했는데 상대방이 당신을 배신한다면 당신은 15점을 잃고 상대는 15점을 얻게 되기 때문에 당신은 협동과 경쟁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협동으로 인해서 얻을 수 있는 득점 혹은 보수가 크더라도 경쟁을 선택함으로써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결과가 있다.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경쟁에 대한 감점은 없고 협동에 대한 보상만 크게 만들어도 사람들은 여전히 협동적 전략보다 경쟁적 전략을 훨씬 많이 선택한다고 한다. 이는 무엇보다 사람들은 서로를 믿지 못하는 경향이 있으며 타인의 배신으로 인해 혼자만 손해를 보기보다는 함께 손해를 볼 위험을 감수하는 편이 차라리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사람들이 협동보다 경쟁을 선택하는 데에는 우선 신뢰의 문제를 들 수 있다. 한쪽에서 상대방을 적대적이라고 생각하면 그때부터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적대적 관계가 현실로 이루어지게 된다. 이를 '자폐적 적대'라고 부르는데 상대를 의심하기 쉬운 상황에서 무조건 상대를 두려워하고 나쁘게 상상하고 좋지 못한 관계를 기대하기 때문에 협동보다는 경쟁 심리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되면 상대방 또한 이쪽의 적대적인 태도로 인해서 함께 적대적인 관계를 갖게 된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양쪽이 모두 적대적인 태도를 갖게 되면 먼저 자폐적 적대감을 가졌던 쪽에서 자신의 판단이 옳았다고 정당화하면서 우호적이지 못한 관계가 유지된다. 또한 경쟁을 선택하는 것은 개인의 성격에도 기인하는데 경쟁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도 그럴 것이라고 믿는 경향이 크다. 따라서 이들은 경쟁을 선택하는 것이 자신의 성격에 원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이유로 협동적인 성격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도 자신과 같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협동적인 전략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개인들 간의 관계가 이렇다면 단체나 국가 간 관계에서의 경쟁 관계는 더욱 심화한다고 예측할 수 있다. 현대사회는 국가 간에 전쟁이 벌어질 경우 가공할 살상 무기의 위력으로 인해 어느 한쪽뿐만 아니라 서로가 공멸하게 된다. 그런데도 쓸데없는 경쟁으로 서로가 군비를 확장하면서 시간과 노력과 자원을 낭비하고 있다. 이러한 불합리를 줄이고 사람들이 협동을 통해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게 하려면 우선 두 개인, 혹은 집단이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여 함께 노력하는 방법이 있다. 적대적인 집단이라 할지라도 공동으로 추구하는 일이 생기게 되면 긴장이 완화되고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한쪽에서 먼저 작은 양보를 한 다음에 상대방으로부터 이와 비슷한 수준의 양보를 끌어내는 방법으로 서로 협동하는 방법도 있다. 이런 방법으로 신뢰가 쌓이면 양보의 크기와 횟수를 늘려 가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의사소통이 잘 돼야 한다는 점이다. 심지어 가장 가까운 가족 간에도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여러 가지 불필요한 문제가 발생하는 경험을 한 번쯤은 해 보았을 것이다. 서로가 마음을 열고 진실하게 대화를 나눈다면 불필요한 개인과 집단의 갈등은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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