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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1월, 일본 효고현 남부에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일본 정부의 구조체계 지연이 문제가 된 적이 있다. 구조에 관한 정확한 정보가 입수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피난민들이 유언비어나 뜬소문에 현혹되어 어디로 어떻게 피난을 가야 할지 판단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처럼 재해가 발생하면 사람들은 쉽게 동요하고 판단력을 상실하게 된다. 그래서 굳이 겪지 않아도 되는 2차 재해까지 자초하기도 한다. 2011년 3월에도 일본에 대규모의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원전이 파괴되는 등 엄청난 재앙이 닥쳤다.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환경오염과 기후변동으로 인한 재해가 속출하고 있다. 재해 심리학은 인간이 재난에 직면했을 때 2차, 3차적인 피해에 노출되지 않고 빠르게 위험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어떻게 해야 안전하게 행동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이처럼 사회에 재해가 발생했을 때 바로 도움을 주며, 공헌도가 높다는 점에서 재해 심리학 연구는 매우 주목을 받는 분야이다. 최근에는 재해를 당한 사람의 정신적 측면에 대한 배려와 보호가 중요한 과제로 다루어지고 있다. 재해 후에는 복구가 이루어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재해를 당한 사람들의 마음은 쉽사리 치유되지 않는다.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들의 경우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이처럼 재해가 가져오는 인간의 심리적 영향이나 이재민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가 재해 심리학에서 각별히 역점을 두는 분야이다. 일본의 경우 재해 예방에 대한 연구는 선진국이라는 평을 듣고 있지만, 재해를 입은 일본 사람의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노이로제를 치유하는 연구는 아직 요원하다고 할 수 있다. 서구 여러 나라 중 몇몇 나라에서는 재해가 발생하면 즉시 재해 심리사를 중심으로 한 지원팀이 현지에 파견되어, 재해를 당한 사람들의 불안을 해소해 주는 카운슬링 활동을 하는 시스템이 정비되어 있다. 재해 심리사는 이론적인 연구뿐만 아니라 현장에 직접 출동하여 피해자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으려는 자세가 필요한 사람들이다. 재해 심리사들은 대부분 이러한 연구를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더 많은 동료 학자들이 이 분야에 들어서기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도심의 교통 상황은 상당히 열악하다. 여전히 교통사고 건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많은 사람이 교통사고로 인해 귀중한 목숨을 잃거나 심신 장애로 고통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 교통사고 발생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심리학적인 측면에서 말하자면 모든 일에서와 마찬가지로 우선 성격이 관계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교통사고를 일으키기 쉬운 사람은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을까? 오랫동안 운전을 했는데도 한 번도 사고를 내지 않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일 년에도 몇 번씩 사고를 내는 사람이 있다. 평소 온순한 사람이 핸들을 잡으면 갑자기 난폭한 성격으로 바뀌는 경우도 있으며, 다혈질인 사람이 의외로 안전 운전을 하는 경우도 있다. 교통사고를 일으킬 만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판단력이나 주의력, 위험을 감지하는 센스에 있어서 뭔가 차이가 있을 것이다. 이런 것들을 연구하여 교통사고를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하는 것이 교통 심리학이다. 운전면허를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치른 적이 있을 '운전 적성 테스트'도 실은 교통 심리학자가 중심이 되어 작성한 것이다. 테스트받음으로써 운전자가 자신의 운전 능력이나 약점을 알고 미리 주의한다면 다소나마 사고의 빈도가 줄어들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테스트의 성과는 크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수많은 운전자의 검사 자료를 분석함으로써 시대에 따른 운전면허의 취득 경향이나 특징 등도 파악할 수 있으며, 어떻게 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교통 교육이나 안전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지도 연구한다. 이처럼 교통사고를 심리학적인 면에서 분석할 때 사고 자료만을 수집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중요한 것은 보행자를 포함한 사람들이 어떻게 도로를 이용하고 있으며, 도로의 상황이나 환경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가를 확인하는 동시에 이에 관련된 여러 가지 사안에 관해 관심을 기울이면서 관찰, 실험, 조사를 되풀이하는 연구이다. 그리고 이 연구 결과를 사회에 빨리 반영시키는 적극적인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교통 심리학자가 경찰이나 도로 교통 단체, 국토해양부나 자동차 회사 등과 제휴해서 연구를 진행해 나가는 것이 좋다. 자동차는 매우 편리하고 현대 생활에 있어 꼭 필요한 교통수단이지만 이러한 문명의 이기가 사람을 위협하는 흉기가 되지 않고 생활에 도움을 주는 수단이 되기 위해서는 교통 심리학이 커다란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직장에서 상사가 부하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는 것도 하나의 직무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사소한 일도 심리학을 응용하고 실천하는 예가 될 수 있다. 부하의 고민을 들어 주는 것도 카운슬링의 일종이다. 현대에 이르러 스트레스를 비롯하여 심신의 부조화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이와 같은 상태에서는 일에 대한 능률도 오르지 않는다. 또 동료나 상사가 어떤 성격의 소유자인지 관찰하여 이에 대응하지 않으면 인간관계에서 성공하기도 힘들다. 이와 같은 직장에서의 인간관계 전반을 다루는 것이 사회심리학이다. 직장 내에서 사기를 높이거나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좋은가 하는 것도 심리적인 면에서의 과제이다. 또한 신입사원을 단시일 내에 효율적으로 훈련하는 방법의 문제에서도 심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기업의 입장에서 신상품을 판매하거나 시장조사를 하는 일, 소비자의 행동을 연구하는 마케팅 리서치 또한 심리학의 일종이다. 이것들 모두가 산업심리학 분야에 포함이 된다. 경쟁이 치열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경영자나 관리자들이 경영 전반에 걸쳐 고뇌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측면에서 소비자 선호 이론 등 경영심리학도 매우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심리학은 직장의 모든 분야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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